[정진영 칼럼] “전남광주특별부시장 시민 추천 논란이 청년들에게 던지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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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영 칼럼] “전남광주특별부시장 시민 추천 논란이 청년들에게 던지는 메시지”
  • 호남타임즈 기자
  • 승인 2026.08.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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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절차는 사후에 맞추는 것이 아니다”

 

“법과 절차는 사후에 맞추는 것이 아니다”

 

규칙은 결과를 만든 뒤에 결과에 맞춰 고치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만들기 전에 지켜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 원칙은 행정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누구에게나 같은 규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믿음이 무너지면 공정성에 대한 신뢰도 무너진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부시장 시민추천제를 둘러싼 논란이 결국 조례를 정비한 뒤 부시장을 다시 임명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청소년과 청년 세대에게 민주당이 생각하는 시민에 대한 인식을 다시한번 명백히 했으며, 기존 세대들의 관행 등에 안좋은 선례를 남겼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부시장 업무분장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추천 과정에서 제시된 분야와 당시 현행 조례에 규정된 지방직 부시장의 직위 및 업무가 일치했느냐는 문제에서 출발했다.

특별시의회는 공모가 진행될 당시부터 조례와 시민추천 분야가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집행부는 후보자 공모와 검증, 지명 절차를 진행했고, 이후 인사청문을 앞두고 관련 조례를 정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지역사회와 지역정가의 강력한 반발 앞에 결국 조례를 먼저 정비한 뒤 부시장 임명 절차를 다시 밟기로 하면서 논란은 일단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번 사태가 남긴 질문은 여전히 분명하다.

“처음부터 조례에 맞춰 절차를 진행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좋은 결과라면 과정의 문제도 괜찮은가?”

청소년과 청년 세대가 이번 사안을 바라볼 때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결과와 절차의 관계다.

행정에서 좋은 정책이나 좋은 인물이 선택됐다는 이유만으로 그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적 문제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시험을 치른 뒤 채점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시험 규칙을 바꿀 수 없듯이, 행정 역시 일을 추진한 뒤 그 결과에 맞춰 규정을 바꾸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행정에 대한 시민의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물론 현실의 행정에서는 기존 제도가 새로운 정책이나 행정 환경을 따라가지 못해 조례를 개정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언제, 왜, 어떤 절차로 개정했느냐다.

특히 시민추천처럼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제도라면 더욱 그렇다. 시민에게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추천해 달라고 해놓고 실제 그 후보자가 맡게 될 직위와 업무가 기존 조례와 달랐다면, 시민 입장에서는 자신이 어떤 직위를 위한 후보자를 추천한 것인지조차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

 

◎ 시민추천제는 ‘참여’만큼 ‘신뢰’가 중요

시민추천제의 가장 큰 의미는 시민이 행정의 인사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러나 시민참여가 제도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참여의 기회뿐 아니라 공정성과 투명성, 예측 가능성이 보장돼야 한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시민추천제는 앞으로 지방정부의 인사와 정책 결정에 시민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새로운 통로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논란은 단순히 부시장 한 명의 임명 문제로 끝나서는 안 된다.

시민이 추천한 후보자가 어떤 법적 근거와 절차를 통해 임명되는지, 그 과정이 처음부터 투명했는지를 확인하는 것 역시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

 

◎ 법과 규칙은 ‘사후 보완’보다 ‘사전 준수’가 원칙

이번 사안을 두고 법률 위반 여부까지 판단하려면 구체적인 법령과 조례 조항, 해당 절차의 법적 성격 등에 대한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다만 최소한 공모 당시 조례와 공모 분야가 일치하지 않았다는 절차적 논란은 분명하게 제기됐다. 그리고 그 결과 집행부가 조례를 정비하고 부시장 임명 절차를 다시 밟기로 했다면, 젊은 세대가 주목할 부분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규칙은 결과를 만든 뒤에 결과에 맞춰 고치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만들기 전에 지켜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 원칙은 행정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누구에게나 같은 규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믿음이 무너지면 공정성에 대한 신뢰도 무너진다.

“누가 임명됐느냐보다 어떻게 임명됐느냐” 이번 논란은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압축된다.

“누가 부시장이 되느냐보다, 그 부시장을 어떤 규칙과 절차에 따라 임명하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청소년과 청년 세대에게 민주주의는 선거 때 투표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행정이 법과 조례를 제대로 지키는지 살펴보고, 의회가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는지 확인하며, 시민의 참여가 형식에 그치지 않는지를 질문하는 것 역시 민주주의의 중요한 과정이다.

이번 부시장 시민추천제 논란이 단순한 행정 절차상의 갈등으로 끝나지 않고, 젊은 세대가 법과 규칙, 시민참여, 지방의회의 견제 기능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돼야 하는 이유다.

결과가 좋다는 이유로 절차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 사회, 잘못된 부분은 인정하고 바로잡되 다음에는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사회. 그것이 시민추천제가 진정한 시민참여 제도로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다.

◎ 정진영

‧ 호남타임즈신문 회장
‧ 목포타임즈신문 회장
‧ 행정학박사
‧ 사회복지학박사

<밝은 지역사회를 열어가는 호남타임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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